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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다란, 테슬라, 엔비디아.. 재미로 보는 예전 일기

2024. 5. 14. 20:10

예전에(2021.2월) 테슬라 곱버스 ETF를 산 적이 있었다. 주식도 잘 모르면서 겁없이 포지션을 잡았었다. 곱버스 매수 시점 대비 매도 시점에 테슬라 가격은 떨어졌었지만, 곱버스 상품의 vol drag로 인해 최종적으로는 약간의 손해를 봤었다.

그 때 이런저런 이유로 왜 테슬라를 숏쳐야하는지 주절주절 적은 일기를 찾았다.

일기에는 주식 버블이니. .하이먼민스키 모먼트니.. 테슬라는 폭락이 맞다느니.. 지금보면 참 어설픈 이야기들이 많이 적혀있었다.

와중에 (누구든 생각할 법한 상식적이지만) 맞는 말도 몇 개 적어놓긴 했다. 5년 동안 전기차 시장을 독점해야 이 주가가 유지가능하다는 이야기, '단순한 전기자동차 메이커를 넘어선 플랫폼 기업'의 꿈이 현실화되기까지 확인해야할 게 많다는 이야기, 매크로 역풍이 불면 위험해진다는 이야기 같은 것들 말이다.

이제와서는 '21년 2월 대비 테슬라 주가가 50%정도 빠졌으니 결국에는 맞았던 걸까? 하지만 숏은 타이밍이 생명이다. 위의 로직들이 작용하는 타이밍 예상은 완전히  틀렸다. 나는 21년말까지 폭락할거라 생각했었는데, '22년에 테슬라는 전고를 돌파했고 '23년이 되어서야 고금리 공포로 전세계의 디레버리징이 나타났었다. 만약에 초장기 숏을 잡았다셈 치더라도 중간에 못버티고 손절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20년 말쯤에 다모다란 교수는 들고있던 테슬라 주식을 팔았다고 했었다.
그리고 얼마전에 다모다란 교수는 엔비디아 주식을 팔았다고 한다. 어쩐지 기시감이 드는 풍경이다. 

지금의 나는 엔비디아 숏같은건 생각도 하지 않고, 애시당초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도 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익숙한 광경이 반복될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엔비디아처럼 견실한 기업을 테슬라에 비교하는건 엔비디아에게 모욕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꿈을 먹고 자라난 주식들의 끝은 비슷해질 수 있다.

'AI 혁명은 진짜이며 과소평가되고 있다', '이번엔 다르다'라는 말에 상당한 정도의 진실이 있다고 믿는다. 정말로 AI혁명이 세상을 바꿀거라 나는 믿는다. 다만 진실의 함량이 얼마나 될지, 또 얼마나 주가에 반영되어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