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보유 포지션 때문에 불안하다면 사이즈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들 한다. 다모다란 교수도 말했듯, 밤에 내가 들고 있는 주식이 불안해서 잠이 안온다면 내가 감당가능한 위험 대비 너무 많은 베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삶의 퀄리티가 저하되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심리적으로 불안한 매매는 투자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또한 손절/익절을 지나치게 빠르게 하게 만들거나 '따서 갚겠다'는 태도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지난 매매를 복기해보니 마음이 편하다고 꼭 좋은 매매는 아니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포지션 사이즈가 작다고 즉흥적인 느낌대로 매매할 때가 종종 있었다. 어떤 때는 약세 재료가 나오면 별 생각없이 매도해버리고, 또 다른 날에는 약세 재료 나오면 싸졌다고 별 생각없이 살 때가 있었다. 물론 어떤 때는 모멘텀을 중시할 수 있고, 어떤 때는 밸류에이션을 중시할 수 있으니 꼭 틀린 판단을 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마음이 가볍다고 판단의 무게도 가벼워졌던 것같다는 생각은 든다.
매매는 1.기대 수익률과 2.리스크 관리의 두 가지 축을 잘 지키면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도한 레버리지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잘못된 것이므로 가능한 지양해야 한다. 그러나 리스크 관리만 잘 하고있다고 기대수익률, 알파 추구를 무의식적으로 가볍게 생각한 점 역시 장기적으로 조금씩 수익률을 갉아먹는 원인일 수 있다.
흔히들 입문자들에겐 룰 기반 매매를 권하는 이유도 사실 임의 베팅을 하다보면 명확한 매매규칙을 지키지 않고 매매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니 나도 예외는 아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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