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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실수, 투자 공부도 마라톤하듯

2023. 5. 29. 00:15

최근 풋옵션 베팅 포지션 규모를 잘못 파악하여 큰 손실을 보았다. 크게 베팅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마음편히 있었는데, 주문 실수로 내가 생각한 것 보다 10배 넘는 규모로 베팅을 했었다. 포지션 진입 후 3주가 지나서야 이걸 파악했다.

당장 주가지수가 상상하며 큰 손실을 본게 뼈아팠지만, 그보다 더 크게 다가온 감정은 부끄러움과 당황스러움이었다. 리스크를 적게 지는 트레이딩을 의식적으로 지향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왜 이런 기초적인 실수를 한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잘 모르겠었다.

고민 끝에 나의 결론은 내 역량 대비 지나치게 많은 정보와 뉴스를 모니터링하고, 동시에 이런저런 리서치를 하다보니 집중력이 떨어져서 발생한 실수라는 것이다.

투자 공부의 호흡은 마라톤의 그것과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와 트레이딩의 영역은 아주 방대하며 매순간 확장하고 있다. 그 모든 걸 추적하려 하다보면 자칫 정보의 물결에 정신을 잃기 쉽상이다.

물론 어느 분야든 자신만의 경쟁력을 만들기 위해선 조금이라도 더 발품팔고 고민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본인이 감당가능한 수준에서 고민을 하는 것이 맞다.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으며, 어떤 고민들은 아예 정답이 없기도 하다.

고민들을 적당히 단순화하고, 휴리스틱하게 접근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하나의 영역에서 완전한 답을 얻긴 어려워도 여러 시각을 겹쳐서 보면 방향성이 좀 더 구체화 될 수 있다.

추가로 시황에 너무 매몰되어 있으면 좀 더 핵심적인 스킬과 역량을 발전시키는 것이 어려워진다. 파생상품 프라이싱, 은행 시스템, 파이썬 코드 역량, 머신러닝, 계량경제 방법론 등 이론적인 테크닉들은 기초를 다지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연적으로 소요된다. 그러나 순간순간의 시황을 보는 것은 집중력을 분산시킬 수 밖에 없다.

물론 투자로 수익을 내는 것은 꼭 어려운 학문적 베이스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학문적 베이스를 넓히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프레임을 쓸 수 있게 도와주며, 커리어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 이다.

너무 조급하게 따라가지 말자. 여유를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의 역량을 키우는 것에 집중하자. 시장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고 꾸준히 갈고닦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