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이클에 기반한 탑다운 투자 관점에서 가장 매혹적인 작업은 수많은 중요 경제지표를 하나로 종합하여 모니터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러 지표를 단순 평균을 하든, 적당히 PCA를 돌리든 어떻게든 그런 지표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각 지표의 함의, 인과관계, 중요도가 중장기적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경제, 금융 시장의 지형이 계속해서 변화하기에 경제 지표의 해석도 시대마다 달라져야 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제조업이 비즈니스 사이클에서 매우 중요했지만 현대(2000년대) 이후로는 그 중요도가 떨어지고 있다. 인구 구조나 생산성과 같은 장기적인 경제 요인들도 장기적으로만 의미가 있어 보일 뿐, 요즘에는 일부 이코노미스트 말고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팩터가 되었다. GFC이후 크레딧에 관련된 지표들이 우후죽순 개발되거나 교체되고 재탐구되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신경쓰지 않던 연준 대차대조표에 대한 관심도 이 때부터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후로는 막대한 재정지출과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모든 경제 지표들이 급격하게 변동했으며, 유량(flow) 관점의 시각이 다소 무딘 함의를 띄게 되었다. YoY기준으로 모든 경제지표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멀쩡해보인다. 왜냐하면 저량(stock)의 관점에서는 아직까지도 가계는 당시 살포된 현금을 비축하고 있고, 막대한 양의 유동성이 금융 시장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경제 지표를 종합하는 것도 사이클을 헤쳐나가는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될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나은 탑다운 투자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 이상의 분석과 인사이트가 필요하다. 이러한 작업은 결코 만만하지 않으며, 매크로 트레이딩의 대가大家가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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