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생각을 두서없이 기록해본다.
관련글 : 흔한 시장의 도구에서 알파를 찾는다는 것
참가자들이 투자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취하는 행동, 동기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가 매우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깊이있는 이해'라는 표현은 사실 굉장히 많은 것들을 포괄할 수 있는 서술이다. 내가 아는 한에서 '깊이있는 이해'란 특정 시장의 자금 수급 구조, 거래 제도의 제약, 특정 참가자들의 동기와 행동방식, 주어진 상황에서의 가격 반응 행태, 정보가 가격으로 반영되어가는 과정.. 등이 있다.
-잘 알려진 예로, 스탑 주문을 사냥하는 주문도 있고, 유동성이 많은 호가대로 가격을 움직이는 주문도 많다. 부동산과 같이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한 정보 선점이 아주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한다. (주식 시장에서 특히 스몰캡 영역이나 외환, 채권 시장도 사실 비슷한 구석이 있다) 혹은 연기금은 외화자산을 헷지할 때 가격을 신경안쓰고 헷지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미국의 패시브형 펀드나 Vol target 펀드가 주기적으로 리밸런싱하는 것이 시장 파급력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흔히들 접하는 거시적인 차원의 탐욕지수, 투자자들의 비합리성이나 편향, 개인 투자자나 기관들의 심리 지수 등이 의미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보다 훨씬 디테일하게 들어가야할 것같다. 단순히 '시장이 버블이다'를 판단하는 정도의 로직 이상의 뭔가가 필요할 것 같다.
-이런 '깊이있는 이해' 혹은 발견을 하기 위해서는 특정 도메인에 오래 몸담고 있는 것이 제일 쉬운 방법이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
-특정 도메인의 시장에 오래있다보면 어떤 플레이어들이 있는지 대략적으로 알게되고, 그들의 반복적인 행동과 거래 동기를 추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알파를 단순히 투자자들의 의사결정 결과의 합인 가격을 보고 알 수도 있겠지만(열심히 백테스팅 돌리는 것) , 궁극적으로는 왜 그런 결과가 확률적으로 더 많이 나오는지를 아는 전략이 robust 한 알파일 것이다.
-가끔 내가 파는 이 자산을 모니터 너머의 상대방은 왜 사려할까를 고민해본다. 혹은 내가 팔아야 하는 이유를 상대방은 알고 있을지를 생각해본다. 물론 내 짬으로는 아직 뚜렷한 답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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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
'살아남아야 돈을 번다'에 외환딜러의 이야기가 나와있다. 2000년대 초반 즈음에 외환 시장은 누가 상대방 플레이어인지 비교적 특정하기 쉬웠던 듯하다. 그래서 자금 사이즈를 갖고 서로 게임을 하는 양상이 연출되었던 것 같다.
그러나 요즘 채권시장에 대입해보려면 상대방을 특정한다는게 쉽지 않아보인다. 외인이 가장 큰 변수고, 그 외의 참가자들도 꽤 세분화되어 있지 않나 싶다. 보험사나 은행은 비교적 성향이 명확하긴 해도 계정별로 수요가 다른걸 아직은 다 파악하기가 어렵다. 증권사는 똑같이 채권을 다뤄도 부서마다 트레이딩 스킴이 완전히 다르다. 어떤 시장이든 점점 더 복잡해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 사이즈가 크고 참가자가 다원화된 시장에서는 손패 싸움이라고 할 만한 걸 하기 어렵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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