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적당히 밥벌이만 하며 사는 인생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베팅의 스릴이나 수익의 짜릿함을 딱히 원하는 것도 아니다. 사실은 막대한 수익에 따른 도파민보다는 투자 프로세스를 만드는 과정의 고통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나는 왜 투자를 하는가? 한 가지 이유는 투자의 로직을 만들고, 실행하는 과정 그 자체가 아름답다고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투자에 따르는 수많은 불확실성들 속에서 활로를 찾아 나아가는 과정은 미학적인 구석이 있다. 그 누구도 시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완벽히 알지 못한다. 수없이 많은 관점들, 욕망들이 모여 단 하나의 가격을 형성한다. 가격의 궤적을 온전히 설명할 수 있는 관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사람들은 시장을 가늠하고, 재단하여 이어붙여 그림을 ..